N축? 갖다 버려.
이제부터는 꺾인 점을 찾아서,
개미의 눈으로 보라!!
[합성함수와 친해지기_001]
오늘부터 합성함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해.
합성함수가 뭐길래 이렇게 별도 시리즈를 만들 정도일까? 아빠가 이런저런 문제를 풀어보니, 합성함수를 이용한 문제가 꽤 많고, 솔직히 말하면 꽤 어려워. 왜 어렵냐고? 합성함수를 막상 그려 보려고 하면, 잘 안 되거든. 머릿속에 그림이 잘 안 떠올라.
그래서 시리즈 첫 편에서는 "합성함수를 어떻게 그리느냐"를 같이 해 보려고 해.
그리고 이 시리즈에는 또 하나의 어둠의 스킬이 깔려 있어. 바로 라이프니츠식 미분. 이건 2편부터 본격 등장해. 지금은 이름만 알아두자.
합성함수의 정의 — "두 단계 변환기"
먼저 합성함수가 뭔지부터 보고 가자. 보통 이렇게 표시해.
y = f(g(x)) — 합성함수의 정의식
이게 무슨 뜻이냐고? 아빠는 학생에게 설명할 때 항상 이런 그림을 떠올려. 위와 아래가 뚫린 박스 두 개를 위아래로 쌓은 모양. 맨 위에서 $x$를 떨어뜨리면, $x$가 첫 번째 박스($g$)를 통과하면서 값이 바뀌고, 그 바뀐 값이 다시 두 번째 박스($f$)를 통과하면서 한 번 더 바뀌는 거지.
여기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있어. 잘 들어봐.
$x$가 변한다고 해서, $f$가 곧바로 변하는 건 아니야.
$x$는 일단 $g$를 변화시키고, 그렇게 변화된 $g(x)$가 결국 $f$를 변화시키는 거야.
이건 합성함수의 "정의"에 대한 이야기야. 그래서 합성함수 문제는 결국 "정의"를 묻는 문제이고, 그래서 아빠는 합성함수 문제를 정말 정말 좋은 문제라고 생각해. 무슨 비법이나 잔재주가 통하지 않거든. 정의를 모르면 못 풀어.
가장 단순한 방법 — 0.01씩 다 대입하기 (그러나 노가다)
자, 이제 본론. 합성함수를 어떻게 그리지?
가장 단순한 방법은 이거야. 그냥 $x$에 0.01, 0.02, 0.03... 다 대입해서 $f(g(x))$를 다 구해보는 거.
당연히 가능해. 점을 충분히 많이 찍으면 그래프가 나와. 그런데 어때? 노가다지? 시험장에서 이렇게 풀 시간 없어. 비효율적이야.
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해. 노가다를 피하면서도 그래프 모양을 잡는 것. 그러려면 두 가지 아이디어가 필요해.
첫 번째 아이디어 — 꺾인 점만 찾자
그래프의 모양은 사실 꺾인 점들로 결정돼. 직선이든 곡선이든, 변화 패턴이 바뀌는 순간만 잡으면 그 사이는 자연스럽게 연결돼.
여기서 "꺾인 점"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:
직선에서는 기울기가 바뀌는 점이고, 곡선에서는 증가에서 감소로(또는 그 반대로) 바뀌는 점, 또는 곡률이 바뀌는 점이야. 다 같은 말이야 — "무언가 변화 패턴이 바뀌는 순간".
꺾인 점만 찾으면, 시작점·끝점과 함께 그것들을 대충 연결만 해도 합성함수의 대략적인 모양이 나와. 그리고 시험 문제는 보통 그 정도만 알아도 풀 수 있게 출제돼. 정확히 그릴 필요? 거의 없어.
두 번째 아이디어 — 개미의 눈
이게 진짜 핵심이야. 잘 따라와.
우리가 평소에 그래프를 그릴 때는 자동으로 "왼쪽에서 오른쪽으로" 본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. 예를 들어 $y = x$ 그래프를 보면 우리는 "증가하는 그래프"라고 자동으로 말해.
그런데 잘 생각해 봐. 그게 정말 그 그래프의 본질일까?
그 그래프 위를 기어가는 개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.
개미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→ "오르고 있다" → 증가 그래프.
그런데 어느 날 베짱이 친구가 원점에서 "야, 친구야 이리 와봐~"라고 부르면? 개미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거꾸로 걸어가야 해. 그 순간 개미는 산을 내려가고 있는 거야. 즉 감소 그래프!같은 그래프인데, 개미의 진행 방향에 따라 증가도 되고 감소도 되는 거야.
평범한 함수 $f(x)$를 그릴 때는 개미가 왼쪽 → 오른쪽으로만 간다고 봐도 돼. 문제 없어.
그런데 합성함수 $f(g(x))$를 그릴 때는 달라. $f$의 입력자리에 들어가는 게 $g(x)$의 값이잖아? 그런데 $g(x)$의 값은 $x$가 증가해도 증가할 수도 있고, 감소할 수도 있어. $g$가 감소 구간이라면, $f$ 위의 개미는 거꾸로 걸어가야 해.
그래서 합성함수를 그릴 때는 "개미의 진행 방향을 자유롭게 바꿔서 보는 상대적인 눈"이 꼭 필요해. 아빠는 이걸 "개미의 눈"이라고 부를 거야.
두 아이디어를 적용한 정석 — 표로 풀어보기
자, 두 아이디어를 합쳐서 실제 문제에 적용해 보자. 좋은책 신사고 고등수학 교과서 224p에 나오는 문제야.
집합 $X = \{x \mid 0 \le x \le 2\}$에 대해, $X$에서 $X$로의 두 함수 $y = f(x)$, $y = g(x)$가 있다.
$f(x)$는 $\Lambda$자 모양 (0,0)–(1,2)–(2,0)이고, $g(x)$는 $V$자 모양 (0,1)–(1,0)–(2,2)이다.
$y = (f \circ g)(x) = f(g(x))$를 그려라.
자, 표로 풀어보자. 세 행짜리 표를 만들 거야: $x$의 변화율 / $g(x)$의 변화율 / $f(g(x))$의 변화율.
| 단계 | 내용 |
|---|---|
| 1단계: $x$의 변화율 | $0 \to 2$ 단순 증가, 변곡점 없음. 패스. |
| 2단계: $g(x)$의 변화율 | $x = 1$에서 꺾임 ($V$자 꼭짓점). $(1, 0)$ 확정. |
| 3단계: $f(g(x))$의 변화율 ⭐ | 개미의 눈 등장. 구간 ① 패스, 구간 ② 정상 통과 → $(\frac{3}{2}, 2)$ 발견. |
| 4단계: 시작·끝점 | $(0, 2)$, $(2, 0)$ |
| 5단계: 4점 연결 | $M$자 완성 |
1단계: $x$의 변화율 체크
$x$는 $0 \to 2$로 단순 증가. 변곡점 없음. 패스.
2단계: $g(x)$의 변화율 체크
$g(x)$는 $V$자라서 $x = 1$에서 꺾여. 그러니까 $x = 1$이 첫 번째 후보 꺾인점.
좌표 계산: $x = 1$일 때 $g(1) = 0$, $f(g(1)) = f(0) = 0$. 그래서 $(1, 0)$ 확정.
이제 $x$ 행에도 $0$과 $2$ 사이에 $x = 1$을 체크 표시해두자.
3단계: $f(g(x))$의 변화율 체크 — 개미의 눈 등장
$x = 1$로 구간이 둘로 나뉘었어. 각 구간에서 $f$ 위에 개미를 올려놓고 확인하자.
구간 ①: $x = 0 \to 1$
- $g(x)$는 $g(0) = 1$ 에서 $g(1) = 0$ 으로 감소.
- 즉, $f$ 위의 개미는 "$1$에서 $0$으로 거꾸로 걷기". 베짱이 친구가 원점에서 부르고 있는 거야.
- $f$ 그래프에서 $x = 0$부터 $x = 1$ 구간은 단조 직선이야. 꺾이는 점 없어.
- → 숨은 꺾인점 없음. 패스.
구간 ②: $x = 1 \to 2$
- $g(x)$는 $g(1) = 0$ 에서 $g(2) = 2$ 로 증가.
- 즉, $f$ 위의 개미는 "$0$에서 $2$로 정방향 걷기". 영차영차 산을 오르는 모양.
- 그런데! $f$ 그래프에서 개미가 $0$에서 출발해서 $2$까지 가는 동안, 중간 $x = 1$에서 정상을 지나잖아? 산을 오르다가 정상을 지나서는 산을 내려와.
- → 숨은 꺾인점 발견! 정상 통과 = 변화 패턴 변화.
시작점·끝점만 보면 구간 ②의 $f(g(x))$는 $0 \to 0$이야.
그래서 "그냥 0에 머물러 있구나"라고 생각하기 쉬워.
하지만 중간에 $g(x) = 1$이 되는 순간, $f$의 정상을 통과해!
숨은 꺾인점 $(\frac{3}{2}, 2)$를 놓치면 안 돼.
이제 그 꺾인점이 합성함수 그래프에서 어디인지 찾아야 해. $g(x) = 1$이 되는 $x$값이 정답이야. $g$가 $0 \to 2$로 직선으로 증가하니까, 정확히 중간 $x = \frac{3}{2}$에서 $g = 1$.
좌표 계산: $x = \frac{3}{2}$일 때 $g(\frac{3}{2}) = 1$, $f(g(\frac{3}{2})) = f(1) = 2$. 그래서 $(\frac{3}{2}, 2)$ 확정.
4단계: 시작점·끝점 체크
- $x = 0$: $g(0) = 1$, $f(1) = 2$. → $(0, 2)$
- $x = 2$: $g(2) = 2$, $f(2) = 0$. → $(2, 0)$
5단계: 4점 연결
이제 4개 점을 다 모았어:
이 문제는 $f$와 $g$가 모두 직선이라서, 4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정확한 그래프가 나와. $M$자 모양 (좌측이 좀 더 넓은 비대칭 $M$자).
어때? 이게 끝이야. 노가다 없이, 정의역 안에서 변화 패턴이 바뀌는 4개의 순간만 잡았는데, 합성함수 모양이 완성됐어.
그래서 N축은 뭐냐고? 한 번 짚고 가자
여기까지 읽고 "어, 그러면 N축은 왜 있는 거야?"라고 궁금할 수 있어. 짧게 설명할게.
N축은 속함수 $g(x)$를 90도 돌려서 그리는 방법이야. 왜 90도 돌리냐면, $g$의 출력 방향과 $f$의 입력 방향을 시각적으로 일치시키기 위해서. 합성함수가 헷갈리는 진짜 이유 — 출력이 다시 입력으로 들어가야 하는 그 축의 전환 — 을 종이 위에서 해결해주는 영리한 방법이야.
좋은 도구야. 진짜 좋은 도구야. 그런데 아빠가 권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야.
첫째, 너무 기계적이 되기 쉬워. 정확히 자처럼 그래야 답이 맞는데, 실전에선 그렇게 정확히 그리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려.
둘째, 머릿속에 잔상이 남아. N축 그림이 머리에서 안 사라지고, 평범한 함수 문제도 자꾸 N축으로 보려고 하게 돼.
| 도구 | 장점 | 단점 |
|---|---|---|
| N축 | 직관적, 시각화된 풀이 | 기계적, 잔상이 남음 |
| 꺾인 점 + 개미의 눈 ⭐ | 도구 불필요, 정의에 충실, 다음 편들과 연결 | 처음엔 머릿속 시각화 연습 필요 |
그에 비해 "꺾인 점 + 개미의 눈"은 어때? 도구가 필요 없어. 종이도 거의 안 써. 머릿속에서 직접 "$f$ 위에 개미를 올려놓고 어떻게 걷는지"만 상상하면 돼. 그리고 이 방식은 합성함수의 정의(두 단계 변환)를 그대로 따라가는 방법이라서, 시리즈 다음 편들(미분, 미분가능성, 적분)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.
그래서 아빠는 이렇게 말할 거야 — N축? 갖다 버려. 꺾인 점을 찾아서, 개미의 눈으로 봐.
정리, 그리고 다음 편 예고
오늘 핵심을 다시 정리하면:
- 첫째, 합성함수는 두 단계 변환기. $x \to g(x) \to f(g(x))$. $x$가 직접 $f$를 흔드는 게 아니라, $g$를 먼저 흔들고, 그 흔들림이 $f$로 전달.
- 둘째, 꺾인 점만 찾으면 충분해. 변화 패턴이 바뀌는 순간들 + 시작·끝점만 잡고 연결. 노가다 필요 없음.
- 셋째, 개미의 눈으로 봐. $g$가 감소하는 구간에서는 $f$ 위의 개미가 거꾸로 걷고 있어. 그 상대적인 시점 전환을 자유자재로 할 줄 알면 합성함수가 정말 쉬워져.
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합성함수의 미분(체인룰)을 다룰 거야. 그리고 거기서 두 번째 어둠의 스킬, 라이프니츠가 본격 등장해.
오늘은 여기까지~ 어때, 합성함수가 살짝 친근해진 것 같아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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